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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천 기준은 엄격할수록 좋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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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세화 부적격 논란, 민주당 공천 심사의 쟁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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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더불어민주당 포천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손세화 포천시의원의 부적격 판정 논란은 단순한 당내 갈등으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이 문제는 특정 후보 개인의 유불리를 넘어, 정당 공천이 어떤 기준으로 이뤄져야 하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공천은 정당의 내부 절차이면서도, 동시에 유권자에게 후보를 추천하는 공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정당이 공직 후보를 엄격하게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징계 이력, 당 기여도, 도덕성, 책임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일은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 공천 문턱이 낮아 무분별한 후보가 공천을 받는 것보다, 기준이 다소 엄격한 편이 낫다는 의견에도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 문제는 엄격함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엄격함이 얼마나 일관되고 예측 가능하게 적용되느냐에 있다.


이번 논란에서 손 의원이 제기한 핵심 문제는 비교적 분명하다. 과거 당론 위반 징계 이력이 이번에는 부적격 사유가 됐지만, 같은 이력을 안고도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바 있다. 손 의원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복당이 이뤄졌고 공천까지 받았던 사안을 다시 부적격의 근거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이 주장이 모두 타당한지 여부는 별개로 하더라도, 최소한 정당 입장에서는 “왜 그때는 가능했고 지금은 불가능한가”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여기에 유사 사례로 거론된 다른 지역 공천 사례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만약 비슷한 징계 이력과 복당 경로를 가진 인사가 다른 지역에서는 적격 판정을 받았다면, 지역별 심사 결과가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전국 정당이라면 같은 원칙 아래 심사가 이뤄진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지역 사정에 따라 일부 판단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면 공천은 원칙보다 재량이 앞선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손 의원이 문제 삼은 특별당규의 강화 적용 문제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정당이 시대 변화에 맞춰 검증 기준을 높이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강화된 기준은 사전에 충분히 알려지고,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그래야만 제도가 신뢰를 얻는다. 규정 변경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변경이 공정하게 작동했는가이다.


물론 이 사안을 두고 민주당의 결정이 곧바로 부당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정당은 선거의 성격, 후보의 책임 수준, 공직의 무게 등을 고려해 과거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기초의원 공천과 시장 후보 공천을 같은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또한 복당이 곧바로 모든 정치적 평가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당의 판단 자체를 일률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이 충분한 설명이다. 민주당이 이번 심사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했고,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으며, 왜 유사 사례와 다른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차분하고 분명하게 밝힌다면 논란은 상당 부분 정리될 수 있다. 반대로 설명이 부족하면, 유권자들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더 큰 의문을 갖게 된다.


정당정치의 신뢰는 거창한 구호로 쌓이지 않는다. 공천처럼 민감한 절차에서 같은 기준을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는 모습, 그리고 그 기준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태도에서 만들어진다. 유권자들은 특정 후보가 공천을 받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정당이 어떤 원칙으로 사람을 선택하는지를 함께 본다.


이번 포천 공천 논란이 남긴 교훈은 단순하다. 공천 기준은 엄격할 수 있다. 오히려 엄격해야 할 때도 많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형평성, 그리고 설명 가능성이다. 민주당이 이 점을 놓친다면 이번 논란은 한 지역의 공천 잡음에 그치지 않고, 정당 전체의 공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정당이 후보를 심사하는 시대이지만, 결국 유권자는 그 정당의 기준을 심사한다. 이번 논란 앞에서 민주당이 보여줘야 할 것은 방어가 아니라 설명이고, 침묵이 아니라 원칙이다. 그래야만 공천의 권위도, 정당의 신뢰도 함께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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