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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양광 보급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이다… 포천시, ‘지붕 위 추락사고’ 차단 총력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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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중립’도 안전이 무너지면 설득력을 잃는다

태양광 공사.jpg

 

태양광 시설.jpg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태양광 보급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정책의 기본 축이 되고 있다. 그러나 보급 속도만 앞세운 재생에너지 확대는 자칫 또 다른 위험을 낳을 수 있다. 


경기 포천시가 최근 태양광 지붕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정책 목표 못지않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락사고와 산업재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현장 지도 차원을 넘어선다. 태양광 설비 보급을 추진하는 행정이 동시에 그 설치 과정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포천시의 대응은 에너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선제적 관리로 볼 수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현장 안전’이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 태양광 확대 이면에 놓인 ‘지붕 위 위험’


포천시는 경기 RE100 소득마을 조성사업 등 각종 태양광 보급 사업을 통해 마을과 주택,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설비가 주로 건물 지붕과 옥상에 설치된다는 데 있다. 즉, 태양광 확대는 필연적으로 고소 작업 증가와 맞물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추락 위험도 함께 커진다.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고는 가장 빈번하고도 치명적인 사고 유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지붕 작업은 작업 공간이 좁고, 발판 확보가 어렵고, 노후 건축물의 경우 구조 자체가 불안정한 경우도 적지 않다. 얇은 지붕재를 밟거나 안전대 없이 이동하는 순간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 설치가 친환경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현장의 위험까지 가려지지는 않는다.


포천시가 태양광 공사 현장을 ‘발전 설비 설치 현장’이 아니라 ‘고위험 작업 현장’으로 보고 접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책의 명분보다 사람의 생명이 앞서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시각은 매우 상식적이면서도 중요하다.


◇ 안전 점검, 서류가 아니라 현장을 봐야 한다


이번 점검의 핵심은 형식적 확인보다 현장 중심 관리에 있다. 주무 부서가 직접 현장을 확인하면서 작업자 보호장비 착용 여부, 안전 로프 설치 상태, 작업 동선의 위험 요소 등을 점검하는 방식은 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현실적 접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 수칙의 준수다. 안전모와 안전대 착용, 추락방지 시설 설치, 작업구역 통제 같은 원칙은 너무 기본적이어서 오히려 현장에서 소홀해지기 쉽다. 그러나 중대 사고는 대부분 이런 기본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포천시가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 즉시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실효성 있는 안전행정에 가깝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태양광 구조물 자체에 대한 확인이다. 패널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지붕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 작업 중 사고뿐 아니라 설치 이후 강풍·폭설에 따른 2차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태양광 안전은 작업자의 생명 보호와 시설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함께 보는 종합 관리가 돼야 한다.


◇ ‘탄소중립’도 안전이 무너지면 설득력을 잃는다


재생에너지 정책은 시민의 동의와 신뢰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태양광 보급이 늘어날수록 현장 사고가 반복된다면, 시민들이 정책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친환경 정책이 오히려 위험한 사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보급 확대의 동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포천시의 이번 안전 점검 강화는 단순히 사고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안전한 에너지 전환 모델을 만들기 위한 행정적 기반을 다지는 의미도 있다. 태양광 보급을 늘리되, 그 과정은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는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지자체가 지원하거나 발주하는 사업에서 안전 관리가 부실할 경우 행정 책임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안전 점검은 사후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가 아니라, 애초에 사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 행정이어야 한다. 포천시가 사업 단계부터 안전을 핵심 요소로 끌어올리고 있다면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 ‘속도’보다 ‘기준’이 중요하다는 메시지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종종 설치량, 참여 가구 수, 발전 용량 같은 숫자로 성과를 평가받는다. 하지만 행정이 진정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은 얼마나 빨리 보급했는가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보급했는가에 있다. 속도는 성과가 될 수 있지만, 안전은 전제 조건이다.


포천시의 이번 대응은 바로 이 지점을 환기한다. 태양광 보급 확대가 시대적 흐름이라면, 그 흐름을 떠받치는 기준은 안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 점검과 교육, 시정 조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정례화된다면 포천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안전 관리를 함께 묶어낸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다.


◇ 안전행정 전반으로 확장돼야


이번 태양광 현장 점검은 개별 사업 관리에 머물지 않고 시정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해빙기 급경사지, 노후 건축물 해체 현장, 각종 공공공사 현장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된 영역은 이미 곳곳에 널려 있다. 태양광 현장을 계기로 포천시가 보다 촘촘한 현장 중심 안전행정을 정착시킨다면, 이는 단순한 부서별 점검을 넘어 도시 전체의 위험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탄소중립은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확대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정책은 결국 사람의 생명과 안전 위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포천시가 이번 점검을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은 보급 실적이 아니라 안전을 대하는 행정의 태도다. 친환경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 그 원칙을 현장에서 실천할 때 비로소 에너지 전환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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