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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천시 ‘건강도시’ 인증,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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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시, '대한민국건강도시' 공식 인증… 인문도시 넘어 '보건복지 거점' 노린
  • 국내 103개 지자체 협력 네트워크 정회원 가입,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및 맞춤형 정책 체계화

1 포천시,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정회원 가입 인증.jpg


경기 포천시가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정회원 인증패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건강정책과 도시환경 개선 사례를 공유하는 협력 네트워크에 공식 가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소식이다. 지방정부가 건강을 단순한 보건행정의 하위 분야가 아니라 도시 운영의 핵심 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인증이나 가입 소식은 언제나 두 가지 시선에서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분명한 성과로서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검증의 시선이다. 특히 ‘건강도시’라는 말은 듣기에는 좋지만, 자칫 선언적 구호로 소비되기 쉬운 개념이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증패 자체가 아니라, 그 인증이 이후 어떤 정책과 예산, 생활환경의 변화로 이어지느냐다.


포천시가 이번 정회원 가입을 계기로 생활체육 기반시설 확충과 시민 참여형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을 강조한 것은 방향 자체로는 타당하다. 건강도시는 병원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걷고, 운동하고, 여가를 누리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리움 체육센터나 한여울 파크골프장 같은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을 건강정책의 일부로 보는 접근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건강도시 정책이 시설 확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건강은 체육 인프라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고령층의 만성질환 관리, 농촌 지역의 의료 접근성, 취약계층의 건강격차, 정신건강 지원, 예방 중심의 공공보건 체계 등 더 복합적인 요소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포천처럼 도농 복합 성격이 강하고 지역 간 생활환경 차이가 존재하는 곳일수록 더 그렇다. 도심과 읍면 지역, 청장년층과 노년층이 겪는 건강 문제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포천시의 정회원 가입은 출발점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과제도 분명히 남긴다. ‘건강도시’가 되겠다면 우선 포천의 건강 현황을 얼마나 촘촘하게 진단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시민의 평균 건강 수준을 말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 어떤 연령층이 어떤 건강 문제를 더 크게 겪고 있는지 구체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책도 전시성 사업이 아니라 실제 수요에 맞게 설계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부서 간 연계다. 건강도시는 보건소만의 사업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시계획, 교통, 체육, 복지, 환경, 교육이 함께 얽혀야 한다. 걷기 좋은 길, 안전한 공원, 접근 가능한 체육시설, 노인을 위한 이동 편의,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환경이 모두 건강도시의 요소다. 인증에 걸맞은 행정 체계를 갖추려면 ‘건강’이 특정 부서의 단일 사업이 아니라 시정 전반을 관통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포천시가 그동안 ‘품격 있는 인문도시’를 시정의 중요한 가치로 내세워 왔다면, 이번 건강도시협의회 가입은 그 인문도시의 내용을 보다 생활밀착적으로 채워 넣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은 문화와 교육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에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어야 비로소 도시의 품격도 현실이 된다. 그런 점에서 건강도시 담론은 복지나 보건의 영역을 넘어 도시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그렇다고 해서 인증 자체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협의회 가입은 어디까지나 네트워크 참여와 정책 공유의 문을 연 것에 가깝다. 회원이 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건강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다른 지방정부의 우수사례를 어떻게 포천의 현실에 맞게 변형·적용할지, 예산은 어떻게 배분할지, 시민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결국 시민이 체감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이번 가입으로 내 삶이 무엇이 달라지느냐는 것이다.  

운동시설이 더 가까워지는지, 건강 프로그램이 더 쉽게 이용 가능한지, 취약지역 보건서비스가 실제로 나아지는지, 어르신과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시민은 인증패보다 변화된 일상을 통해 정책의 성과를 판단할 것이다.


포천시의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정회원 가입은 분명 의미 있는 행보다. 건강을 도시정책의 중심 가치로 삼겠다는 선언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언은 언제나 실행을 통해서만 신뢰를 얻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건강도시’라는 이름을 얻는 일이 아니라, 그 이름에 걸맞은 정책의 밀도와 지속성을 증명하는 일이다.


건강도시는 표어가 아니라 생활이어야 한다.  

포천시가 이번 가입을 계기로 시민의 일상에 실제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이번 인증은 단순한 행사 소식이 아니라 도시의 방향을 바꾼 분기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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