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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천시 공동주택 지원사업,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어떻게 바꾸느냐’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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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시, 노후 아파트 주거환경 개선에 ‘11억 4천만 원’ 투입… 33개 단지 확정
  • 57개 신청 단지 중 시급성 따져 엄선, 승강기 교체부터 경비실 에어컨까지 8개 분야 지원

4 포천시, 2026년 공동주택 지원사업 대상단지 33개소 선정 - 복사본 - 복사본.jpg


경기 포천시가 올해 공동주택 지원사업 대상 단지 33곳을 선정하고 총 11억 4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노후 공동주택의 공용시설을 보수하고 생활 안전과 주거 편의를 높이기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분명히 필요하고 타당하다. 지방정부의 주거정책이 신규 개발 못지않게 기존 주거지의 유지·개선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사실 시민이 체감하는 주거 복지는 거창한 도시계획보다 일상적인 시설의 안전과 편의에서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승강기가 잦게 멈추지 않는지, 공용시설이 위험하지 않은지, 낡은 시설 때문에 사고 우려가 없는지, 관리 공간이 최소한의 근무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가 주민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 그런 점에서 공동주택 지원사업은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생활과 밀착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지원 범위가 비교적 다양하다는 점이다. 공공성 시설물 개선, 소규모 공동주택 지원, 노후주택 집수리, 경비실 에어컨 설치, 노후 승강기 교체 등 8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관 정비가 아니라 안전, 주거 편의, 취약 주거지 보완, 공동주택 근로환경 개선까지 함께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경비실 에어컨 설치 같은 항목은 규모는 작아 보여도, 공동주택이 주민만의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환경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다만 이번 사업을 평가할 때는 성과와 함께 한계도 함께 봐야 한다. 신청 단지가 57곳인데 최종 선정은 33곳이다. 다시 말해 24개 단지는 이번 지원에서 제외됐다. 이는 행정이 선별 기준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보면 그만큼 노후 공동주택 개선 수요가 넓고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원사업이 필요 없어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예산과 우선순위의 한계 속에서 뒤로 밀린 경우가 적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선정 기준의 타당성과 투명성,  

다른 하나는 지원 규모의 충분성이다.


포천시가 시급성, 노후도, 안전성, 사업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힌 만큼 기준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동주택 지원사업은 모든 민원을 동일하게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과 공공성을 우선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런 사업일수록 탈락 단지 입장에서는 왜 우리 단지가 제외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에는 단순 선정 결과 발표를 넘어,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 우선순위 판단의 원칙을 보다 상세히 설명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사업의 신뢰도도 높아진다.


지원 규모 역시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총 11억 4천만 원은 적지 않은 예산이지만, 공동주택 시설 개선의 현실 비용을 생각하면 결코 넉넉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특히 승강기 교체나 노후 설비 보수는 단지별로 큰 비용이 드는 사업이어서, 선정 단지가 많아질수록 개별 체감도는 낮아질 수 있다. 지원 대상 확대와 실질적 개선 효과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또 하나 짚어볼 점은 공동주택 지원사업이 단순한 시설 보수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후 공동주택 문제는 결국 도시의 정주 여건과 연결된다. 특히 포천처럼 신도시 개발보다 기존 주거지의 생활 여건 개선이 더 절실한 지역에서는, 공동주택의 노후화 방치는 곧 지역 매력 저하와 인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사업은 단순한 주택 관리 지원이 아니라, 기존 생활권을 지키는 기초 행정의 성격도 함께 갖는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년도 지원사업을 넘어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노후 공동주택의 위험도와 정비 수요를 데이터로 축적해 중장기 관리계획을 만들고, 소규모 단지나 관리 여력이 부족한 단지에 대해서는 기술 자문과 행정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지원금을 배분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지가 어떤 이유로 취약한지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 포천시 공동주택 지원사업은 분명 긍정적이다.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주거 안전과 편의를 행정이 직접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공공성 시설 개선과 소규모 주택 지원, 경비실 환경 개선까지 포함한 점은 사업의 시야가 비교적 넓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수요에 비해 예산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탈락 단지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완료형 성과라기보다 확대와 정교화가 필요한 진행형 정책에 가깝다.


결국 좋은 주거정책은 새로 짓는 데만 있지 않다.  

이미 살고 있는 공간을 얼마나 안전하고 품위 있게 유지하느냐에도 달려 있다.  

포천시의 이번 공동주택 지원사업은 그 방향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것은 일회성 지원을 넘어, 더 촘촘하고 지속적인 주거환경 개선 체계로 이어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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