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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영현 시장 단수추천, 국민의힘은 ‘안정’을 택했다… 하지만 본선 경쟁력은 이제부터 증명해야 한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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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선8기 백영현 포천시장.jpg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포천시장 후보로 백영현 현 시장을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 결정은 당이 이번 포천시장 선거에서 가장 먼저 선택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변화보다 안정, 실험보다 검증, 경쟁보다 현역 프리미엄에 무게를 실은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직 시장을 단수추천하는 일 자체는 낯선 일이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현역 단체장은 행정 연속성과 인지도, 조직력, 재선 가능성이라는 강점을 갖는다. 당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내부 경선 비용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수추천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다. 특히 당이 백 시장을 두고 “청렴과 신뢰를 바탕으로 포천의 혁신을 이끌 검증된 행정 전문가”라고 평가한 것은, 최소한 내부적으로는 재선 카드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수추천은 늘 두 얼굴을 가진다.  

한편으로는 신속하고 안정적인 선택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검증과 경쟁의 기회를 줄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경선은 당내 갈등을 낳을 수 있지만, 동시에 현역의 성과와 한계를 공개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단수추천은 국민의힘이 백 시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결정인 동시에, 그만큼 더 큰 정치적 책임도 함께 안긴 결정이라고 봐야 한다.


이번 결정이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분명하다.  

백영현 시장이 정말 ‘경선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압도적 평가를 받았느냐는 점이다.


당은 행정 경험과 청렴성을 강조했지만, 유권자가 궁금한 것은 보다 구체적이다. 지난 임기 동안 포천의 핵심 현안들, 즉 교통망 확충, 군 관련 규제, 지역경제, 인구 감소 대응, 농촌과 구도심 문제, 정주 여건 개선 등에서 실제로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 단수추천은 내부 평가로는 가능하지만, 본선은 결국 시민 평가로 치러진다. 당의 칭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두 번째 쟁점은 당내 경쟁자와 지지층의 수용성이다.  

유왕현 면암기념사업회장 등 국민의힘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던 다른 인사들은 향후 행보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선 없이 단수추천이 이뤄질 경우, 경쟁자 입장에서는 절차적 아쉬움이나 정치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이런 후유증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겉으로는 봉합되더라도 지지층 내부의 미묘한 균열로 남을 수 있고, 본선에서 조직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 번째는 ‘현역 프리미엄’의 역설이다.  

현역 시장은 분명 유리하다. 그러나 유리하다는 사실은 동시에 더 엄격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인에게는 가능성이 평가 대상이지만, 현역에게는 결과가 평가 대상이다. 당이 백 시장을 단수추천했다면, 이는 단순히 “나쁘지 않다”는 수준이 아니라 “지금 포천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카드”라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따라서 백 시장은 이제부터 자신이 왜 경선 없이 선택됐는지를 시민에게 직접 입증해야 한다.


공천의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결정은 국민의힘이 포천을 방어 가능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내부 소모전을 줄이고 현직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대체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지역에서 자주 선택된다. 반대로 말하면, 당은 이번 포천시장 선거를 모험보다는 관리의 대상으로 본 셈이다. 이는 선거 전략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유권자 눈높이에서는 “왜 하필 백영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더 설득력 있게 뒤따라야 한다.


물론 백 시장 개인에게는 이번 단수추천이 적지 않은 정치적 자산이다.  

당내에서 최소한의 리더십과 행정능력, 선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더 이상 당내 경쟁 탓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선거는 오롯이 자신의 시정 성과와 미래 비전으로 평가받게 된다. 단수추천은 특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선에서는 오히려 더 직접적인 책임정치를 요구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시민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국민의힘이 포천의 미래를 다시 맡길 사람으로 백영현 시장을 선택했으니, 이제는 “무엇을 더 할 것인가”가 아니라 “지난 시간 무엇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현직 시장이 다시 후보가 되는 순간, 선거의 초점은 인물 소개가 아니라 성적표와 계획서로 옮겨간다.


결국 이번 단수추천의 평가는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단계에서는 국민의힘이 안정적이고 익숙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이해 가능한 결정이다.  

그러나 두 번째 단계, 즉 유권자 평가의 단계에서는 훨씬 더 엄격한 검증이 기다린다.


백영현 시장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 지난 임기의 핵심 성과를 숫자와 결과로 설명할 것

- 미완의 과제는 무엇이었는지 솔직히 말할 것

- 다음 4년의 비전을 구호가 아니라 실행 계획으로 제시할 것

- 단수추천이 당내 결정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동의로 이어지도록 설득할 것


단수추천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당이 후보를 정한 순간부터, 시민은 더 냉정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시작한다.  

국민의힘이 백영현 시장을 선택한 이유가 단순한 현역 보호인지, 아니면 실제로 포천의 다음 단계를 맡길 만한 판단이었는지는 결국 본선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정당은 이번에 ‘안정’을 선택했다.  

이제 백영현 시장이 해야 할 일은 그 안정이 안주가 아니라 성과와 비전 위의 안정이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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