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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천 국민의힘 공천, 사람보다 기준을 먼저 세워라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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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물의 무게보다 공천의 기준이 더 중요하다

국민의힘_로고.jpg


국민의힘 경기도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신청 접수 결과를 공개하면서 포천 지역 정치권도 본격적인 공천 국면에 들어섰다.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지역구 10명, 비례대표 2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현역 의원, 전직 공직자, 지역 단체장 출신, 당직자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겉으로는 경쟁이 활발해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누가 신청했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걸러낼 것이냐가 훨씬 중요하다.


지방선거에서 공천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다.  

특히 지역정치에서는 공천이 곧 본선의 절반을 좌우한다.  

그만큼 정당의 공천은 단순한 내부 인선이 아니라 시민에게 내놓는 첫 번째 정치적 약속이다. 그런데 지방정치가 유권자의 신뢰를 잃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사람을 고르는 기준이 실력과 책임이 아니라, 친소관계와 조직력, 계파와 줄서기라는 의심을 받을 때 공천은 곧바로 불신의 출발점이 된다.


이번 포천 공천 경쟁은 분명 치열하다.  

광역의원 선거구에서는 현역과 도전자가 맞붙고, 기초의원 선거구에서는 전직 행정가, 현역 의원, 지역단체 출신 인사들이 한꺼번에 뛰어들었다. 선택지가 넓어진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정치가 닫힌 구조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이력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후보군이 많아졌다고 해서 공천의 질까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쟁이 복잡할수록 기준은 더 엄격하고 더 분명해야 한다.


첫째, 현역 프리미엄부터 냉정하게 다뤄야 한다.  

현역 의원은 이름값과 인지도가 있다. 의정 경험과 연속성도 강점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엄격하게 검증받아야 마땅하다. 지난 임기 동안 지역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공약은 얼마나 지켰는가. 지역 현안 해결에 어떤 성과를 냈는가. 의정 활동이 실적보다 행사 참석과 사진 정치에 머문 것은 아닌가. 현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줘서는 안 된다. 현역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평가 대상이다.


둘째, 전직 공직자와 단체장 출신의 경력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된다.  

행정 경험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지방의원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아니다.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만들고, 행정을 견제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곳이다. 행정 경력이 길다는 사실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그것이 의회 역할에 대한 이해와 정책 역량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경력은 그저 화려한 이력란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 비례대표 공천을 ‘내부 안배’ 수준으로 다뤄선 안 된다.  

비례대표는 정당의 얼굴이다. 어떤 가치와 어떤 집단을 대표할 것인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자리다. 여성, 청년, 복지, 교육, 지역사회 대표성 등을 얼마나 진지하게 반영하느냐가 곧 정당의 수준이다. 비례 공천을 조직 보상이나 내부 거래의 결과물로 만들면, 그 정당은 스스로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지금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공천은 내부 행사가 아니라 시민 앞의 공개 시험이라는 점이다.


유권자는 더 이상 “누가 됐느냐”만 보지 않는다.  

왜 그 사람이 선택됐는지, 어떤 원칙이 적용됐는지, 그 기준이 모든 신청자에게 공정하게 적용됐는지를 본다. 만약 공천 결과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면, 후폭풍은 공천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무소속 출마, 당내 반발, 지지층 이탈,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공천 후유증은 늘 선거 패배의 가장 가까운 원인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포천의 현실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데 있다.  

농업, 지역경제, 군 관련 규제, 교통망 확충, 인구 감소, 구도심 침체, 청년 유출, 노인복지, 생활인프라 확충 등 포천이 안고 있는 과제는 어느 하나 간단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이 공천을 능력 검증이 아닌 내부 줄세우기로 처리한다면, 그것은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일이나 다름없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이름난 인물도, 말 잘하는 후보도 아니다. 준비된 사람, 일할 사람, 책임질 사람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제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경선 또는 단수 공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모호함이다. 기준이 모호하면 잡음은 필연적이다. 따라서 공천의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 현역은 성과로 평가할 것  

- 신인은 가능성이 아니라 준비도로 검증할 것  

- 전직 경력은 훈장이 아니라 실무 역량으로 따질 것  

- 비례는 안배가 아니라 가치 대표성으로 선택할 것  

- 도덕성과 책임감은 어떤 경우에도 예외를 두지 말 것


좋은 공천은 조용한 공천이 아니다.  

불만이 있더라도 시민이 “기준은 맞았다”고 인정하는 공천이 좋은 공천이다.  

반대로 시끄럽지 않더라도, 결과가 줄서기와 나눠먹기로 보이면 그 공천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포천 국민의힘 공천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인물의 무게를 따지기 전에 기준의 무게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정당이 기준을 잃는 순간, 공천은 전략이 아니라 자해가 된다.  

국민의힘이 정말 이길 생각이 있다면 사람을 고르기 전에 먼저 원칙부터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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